"감정평가사 4년, 서류 30번 광탈." 그가 선박금융 운용사에 합격하기까지
커리어하이 써머 스쿨 합격자 인터뷰 ─ 선박금융 자산운용사 합격, 임상건 님
커리어하이 써머 스쿨 합격자 인터뷰 ─ 선박금융 자산운용사 합격, 임상건 님
20대의 절반을 시험 준비로 보내고, 처음 시작한 취업 시장에서 서류 30곳을 연달아 떨어진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지금, 선박금융 관련 자산운용사 입사를 앞두고 다음 주부터 출근을 합니다.
커리어하이 양성과정을 듣다가 프로젝트 인턴십을 절반쯤 채웠을 무렵, 덜컥 합격해 버린 임상건 님의 이야기를 그대로 옮겨 담았습니다. 화려한 합격 스토리라기보다,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던 사람이 자기 안에서 쓸 거리를 찾아내고 직무를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먼저, 합격 축하드립니다. 본인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선박금융 관련된 자산운용사에 합격해서 다음 주부터 출근하게 된 임상건이라고 합니다. 커리어하이 양성과정을 듣고, 프로젝트 인턴십을 시작해서 절반쯤 진행됐을 때 합격 소식을 받았습니다.
사실 합격하고도 크게 티를 안 냈어요. 원래 감정 표현을 잘 드러내는 성격이 아니라서요. 그래도 속으로는 "내가 할 건 다 했다" 싶은, 후련한 마음입니다.
스펙부터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학교를 10년 다니셨다고요.
네. 98년생이고 한 살 일찍 들어가서 16학번입니다. 16학번으로 올해 졸업했으니 딱 10년이 됐어요. 26년 2월 졸업이고요. 중간에 게스트하우스 운영하느라 휴학하고, 군대 2년, 학교 다닌 기간을 다 합치면 그렇게 됩니다. 학사는 건동홍 라인 경영학과를 나왔습니다.
스펙
- 학점: 3점 초중반
- 자격증: 투자자산운용사 1개
- 어학: 오픽 IH
- 대외활동·동아리·학회: 거의 없음 (1학기 때 술 마시던 동아리 정도)
- 인턴: 학교 연계 현장실습 6개월 (부동산 디벨로퍼)
가장 특이한 이력이라면 군대 가기 전에 게스트하우스를 직접 운영해 본 경험인데, 이건 우연히 여행 갔다가 학교 선배를 만나서 6개월 정도 숙소·식사 제공하면서 같이 꾸린 일이에요.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평가사 시험을 4년 준비한 공백기가 있습니다.
그 4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20대의 절반을 시험에 쓰신 거잖아요.
군 전역하고 1년 정도 있다가 바로 시작해서, 거의 20년부터 24년까지 했습니다. 20대 중반을 통째로 수험 생활로 보낸 셈이에요.
처음엔 2년 안에 붙을 줄 알았습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 좀 있었거든요. 1차를 보니까 "쉽네" 싶었는데, 2차를 보고 나서 "큰일 났다, 그래도 한 번 더 하면 되겠다" 싶어서 1년을 더 했어요. 그렇게 미련이 쌓이다 보니 4년이 됐습니다.
사실 제가 감정평가사를 택한 이유 중 하나가 면접에 대한 두려움이었어요. 살면서 알바 면접 빼고는 제대로 된 면접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거든요. 자신이 없으니까 "무조건 시험으로 취업하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떨어져도 계속 시험만 보겠다고요.
4년 차에 시험을 접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학원에 가면 장수생 분들이 꽤 계세요. 감정평가사는 붙을 듯 말 듯 한 게 있다 보니까요. 그때는 잘 몰랐는데, 주변 친구들이 다 취업해서 돈을 벌기 시작하고 회사 이야기를 하는 걸 보니 막연하게 불안해지더라고요.
"이걸 1년 더 하면, 그땐 정말 시험 말고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0대 넘어서까지 붙는다는 보장도 없고, 이러다 알바만 전전하는 거 아닌가 싶었고요. 그래도 4년이나 공부했으니 부동산 관련된 어딘가에는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으로 정리했습니다.
시험을 접고 처음 시작한 취업, 결과는 어땠나요?
24년 10월에 마지막 시험 결과 나오고 (당연히 떨어졌고요.) 2개월 정도는 일부러 푹 쉬었습니다. 4년 했으면 쉬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리고 25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시작했죠.
그런데 그때 제 상태가, 인턴도 없고 자격증도 어학도 없는 진짜 백지 상태였어요. 그래서 일단 부동산을 공부했으니 부동산 관련된 걸 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학교 현장실습 자리를 뒤지다가 부동산 디벨로퍼 인턴을 6개월 했습니다. 원래 3개월짜리였는데 방학까지 연장한 거예요.
그렇게 인턴도 만들고 투자자산운용사 자격증도 따고 오픽 IH도 만들고, 학교도 나쁘지 않은데 ─ 25곳에서 30곳 정도 넣었는데 전부 떨어졌습니다. 서류 하나도 안 됐어요.
딱 하나 됐다고 할 만한 게 KB손해보험 영업관리 직무였는데, 서류 통과하면 AI 면접을 보더라고요. 그 AI 면접에서 떨어졌으니 사실상 면접장은 가보지도 못한 셈입니다.
스펙을 다 맞췄는데도 전멸이었던 이유, 지금은 보이시나요?
지금 와서 옛날 자기소개서를 보면, 직무에 대한 이해가 하나도 없었어요. 시행사에 지원하면서 PM 이야기를 쓰고, PM에 지원하면서 시행사 이야기를 쓰고 있더라고요. 직무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막 넣은 거죠. 지금 보면 진짜 하나도 못 붙을 만했습니다.
나름 열심히 썼는데도 그랬어요. 그래서 "이건 혼자 힘으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처음엔 부모님께 손 벌려서 자기소개서 첨삭이라도 받아야겠다 싶어서 첨삭 업체를 찾다가, 우연히 유튜브 알고리즘에 커리어하이가 떴어요. 합격자들 트랙 레코드를 보고 "이건 들어볼 만하다" 싶어서 양성과정을 등록했습니다.
커리어하이에 와서 가장 먼저 달라진 건 무엇이었나요?
직무 이해도요. 이게 제일 컸습니다.
전에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상한 데까지 막 넣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와서 운용사 직무가 정확히 뭘 하는 일인지 확실하게 알게 됐어요. 직무를 제대로 이해하니까 어디에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하는지가 보이더라고요.
직무 이해도는 혼자 찾는 것도 방법이지만, 남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실제로 여기 와서야 운용사 직무를 명확히 알게 됐으니까요.
그리고 또 하나 깨달은 게 있어요. 제가 합격한 게 단순히 커리어하이를 들었기 때문이라기보다, "나한테도 자기소개서에 쓸 만한 경험이 네다섯 개는 있구나"를 스스로 알게 된 순간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다"고 느끼던 사람이 쓸 거리를 찾았다는 거네요.
맞아요. 분명 백지 상태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찾아보니 하나씩 나오더라고요.
게스트하우스 운영처럼 특별한 경험은 차치하더라도, 부동산 디벨로퍼 인턴이 있었고, 알바 경험도 쓰려고 보면 쓸 수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감정평가사 4년을 공부한 것 자체를 쓸 수 있었습니다. 자기가 아무것도 안 한 것 같아도, 찾아보면 하나씩은 있더라고요.
그 4년 공백기, 솔직히 숨기고 싶지 않으셨나요?
당연히 불안했죠. 자기소개서 녹여 넣을 때 정말 막막했어요. 2년도 아니고 4년인데 이걸 어떻게 써야 할지 감이 안 잡혔습니다.
처음엔 숨긴 상태로 자기소개서를 만들어서 보여드렸는데, 대표님이 "숨기지 말고 써라"고 하시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이걸 대체 어떻게 써야 내 역량으로 만들 수 있을까"를 한참 고민하다가, 회복 탄력성으로 풀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이쪽 업계가 안 되는 딜도 굉장히 많다고 하잖아요. 그럴 때 무던하게 계속 일을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썼어요.
생각해보면 4년은 숨기기에 너무 길기도 했어요. 1년 정도면 어떻게든 가려볼 수 있는데, "4년 동안 뭐 했냐"는 질문에 얼버무리는 게 오히려 더 힘들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시험을 접자마자 바로 다음 학기에 복학해서 부동산 회사 현장실습을 했다는 흐름이, 공백을 거의 빈틈없이 메워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본인이 직접 쓰면서 체득한 자기소개서 노하우가 있다면요.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 자간(줄 간격)을 띄우세요. PPT든 워드든 1.5 이상으로요. 제가 1.0으로 넣었을 땐 다 떨어졌는데, 1.5로 바꾸고 두 개 넣었더니 두 개 다 붙었어요. (웃음) 스토리가 그 사이에 더 정리된 영향도 있겠지만, 가독성이 확실히 좋아집니다.
둘째, 익숙한 툴로 쓰세요. 워드가 편하면 워드, PPT가 편하면 PPT 템플릿을 찾아서 쓰면 됩니다. 자유 양식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셋째, 경험을 네다섯 개만 추려서 한 질문에 하나씩 쓰세요. 지원 동기까지 포함해서 핵심만 골라내는 거죠. 다 욱여넣으려고 하면 안 됩니다.
넷째, "보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소개서를 한 분 한 분 다 정독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력이랑 사진 정도 보고 괜찮다 싶으면 면접장에서 거의 다 확인하시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PDF로 보냈을 때 실루엣만이라도 읽기 편하고 깔끔해 보이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양성과정이 끝난 뒤, 지원 결과는 어떻게 달라졌나요?
과정 끝나고 세어보니 17~18곳 정도 넣었더라고요. 그중에 면접까지 간 건 두 번, 그리고 그 두 번을 다 붙었습니다. 이번 회사 포함해서요. 첫 번째 회사랑 두 번째 회사 면접 시기가 거의 붙어 있었어요. 합격자 인터뷰에서 자주 나오는 얘기처럼, 합격은 한 번에 몰려서 오는 것 같더라고요.
전과 비교하면 분명한 차이가 있죠. 30곳 넣어서 서류 전멸이던 사람이, 직무를 이해하고 자기소개서를 정리하고 나니 면접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졌으니까요.
면접이 처음이라 두려워서 시험을 택했던 분이, 면접에 붙었습니다. 비결이 뭐였을까요?
오히려 편하게 봐서 붙은 것 같기도 해요.
괜히 긴장하거나 너무 많이 준비한 티가 나면, 그걸 안 좋게 보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거든요. 결국 같이 일하고 싶은 사람을 뽑는 거니까, 편안한 일상 대화 같은 분위기가 면접에서 만들어졌다는 게 긍정적인 요소였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가려는 분야가 계속 준비해 온 분야도, 원래 강점이 있던 분야도 아니었어요. 부동산 금융을 하는 곳도 아니었고요. 그래서 직무 관련 질문은 금융 지식 위주로 서너 개 정도만 받았습니다.
사실 한 번은 "IRR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 세 가지가 뭐냐"는 질문에, 환원율이라고 말해야 할 걸 할인율이라고 잘못 답했어요. "망했다" 싶었죠. (웃음) 그런데 그런 건 솔직히 미리 다 준비할 수가 없잖아요. 면접 당일에 뭐가 나올지 알 수도 없고요. 그래서 저는 틀리더라도 자연스럽게 나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어만 외워서 가는 건 의미가 없어요.
그렇다면 면접 준비는 따로 안 하신 건가요?
별게 없다기보다,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에서 답이 거의 다 만들어진다고 봐요.
금융 지식은 따로 공부한다 쳐도 범위가 너무 랜덤하고 질문마다 달라지잖아요. 그건 그냥 지원하는 운용사에 맞춰서 최근 트렌드나 뻔한 것들 정도만 준비하면 됩니다. 나머지는 결국 자기소개서에 쓴 이력 안에서 질문이 나오거든요.
많은 분들이 "이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겠냐" 같은 남의 질문, 남의 답변을 앵무새처럼 외워서 가요. 그런데 그게 나한테는 해당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저처럼 무던하고 우직한 사람한테 "지금 당장 감정평가사 입사 기회가 주어지면 가겠냐"고 물으면, 당연히 안 간다고 답하겠죠. 그런데 왜 안 가는지가 중요한 거예요.
저는 이렇게 답했어요. "저는 하나를 우직하게 파는 걸 좋아하는 편인데, 감정평가는 길게 해봤고 더 이상 미련이 없습니다. 지금은 부동산 금융, 혹은 금융을 조금 더 길게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이게 제 이미지랑 맞아떨어지는 답변이거든요. 남이 합격했다는 답변을 그대로 따라 하면 오히려 어색해집니다.
본인의 합격 비결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요.
직무 이해도, 그리고 명확한 타겟입니다.
저는 지원을 많이 하긴 했지만, 부동산 금융이 아닌 쪽에는 손대지 않았어요. 제가 하고 싶은 자산이 대체투자라는 게 명확했기 때문에, 주식·채권 쪽은 아예 받지 않았습니다. 그 바운더리 안에서 스토리텔링을 해왔고 실제로 공부했던 범위 안에서 뜨는 곳을 다 쓴 거예요. 아무 데나 막 던진 "난사"가 아니라, 탄착점이 분명한 지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 직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많이 넣은 것. 이 세 가지가 맞물린 결과라고 생각해요.
프로젝트 인턴십, 한 달 반의 짧은 과정이었지만 좌절한 순간도 있었나요?
포기까진 아니고 좌절은 있었죠. 작년 하반기에 서류를 하나도 통과 못 했을 때예요. "공백도 있고, 내가 잘못 살았나, 진짜 큰일 났다" 싶었습니다.
극복이라면… 솔직히 돈을 쓴 거죠. 여기 왔잖아요. (웃음)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게 컸고요. 와서는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설렁설렁이 아니라 과제 꾸준히 하고 계속 고민하면서요. 사실 처음 2주 동안은 질문을 받아도 답을 한마디도 못 했어요. 돈 내고 배우러 와서 입을 꾹 다물고 앉아만 있었죠. 그래도 끝까지 붙어 있었던 게 결국 답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예전의 본인처럼, 감정평가사를 4년 준비하다 막막해진 후배가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가장 먼저, 투자 자산에 대한 타겟을 분명히 정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대체투자면 대체투자, 주식·채권이면 주식·채권. 이게 없는 사람도 많거든요. 인턴을 하면서 정해도 좋으니, 일단 무조건 자산을 정하셔야 합니다. 그래야 인턴이든 교육이든 그 방향에 맞춰서 쌓을 수 있고, 나중에 자기소개서에 쓸 수 있어요. 적어도 한두 번 하게 될 인턴이 그 타겟과 연관되어 있어야 하니까요.
그리고 타겟을 정했다면, 너무 재지 말고 일단 넣으세요. 특히 중소형 운용사는 메일을 보내도 연락이 거의 안 옵니다. 수신 확인만 뜨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데 일희일비하지 말고, "일단 넣었으니까 숙제 하나 끝났다"는 마음으로 계속 준비해 나가시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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